헤드헌터란 존재를 겪으면 겪을수록 정말 실망감이 앞설 수 밖에 없다.
나이도 먹으면서 경력도 좀 있고, 이직도 종종 하다보니
수없이 많은 헤드헌터들을 겪어봤다.
내가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.
결론적으로 말하면,
1. 업무의 내용을 모르는 헤드헌터가 너무 많다.
-> JD 파악도 못하면서, 행여 모르면 현업에 있는 사람에게라도 이게 뭘하는 일인지 물어보던가.
그러다 사람 이상한데 보내놓고 피눈물 쏟게 하는 무책임한 인간들...
2. 지원자의 이력서를 꼼꼼히 안 살펴보고, 건수 올리고 싶어 컨택부터 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.
-> 대충 그냥 이력서들 훑어보고, 지원하라고 이름만 바꿔서 기계적인 메일보내고.
막상 통화하면 그제서야 경력 디테일 부랴부랴 확인하는 인간들... 뭐, 아님 말고라는 바로 그 생각.
3. 지원 결과 통보 없는 비매너 그냥 한마디로 무례하다.
-> 모든 채용 전형이 어디 다 뜻대로 되겠는가. 지원하는 사람 역시 어느 정도 감안은 할것인데, 지원은 해놓고 세월아 피드백 한마디 주지 않는 그 무례함이란.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도 예의를 갖추어 (너를 믿고 지원했으니) 지원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하는데 답없으면 그냥 알아먹겠지 하는 그 깔아뭉게는 태도. 의외로 많다.
4. 하찮은 코멘트와 시덥지 않은 본인의 이력 자랑
-> 아, 이건 정말... 대부분 본인이 어느 업계에 몇 십년 있었고, 대기업 어디 어디를 다녔었는데...하면서 뜬굼없이 본인의 이력을 자랑처럼 늘어놓는 꼰대들이 너무 많다. 그래 현업에서 다 고갈됬으니 그 일 하는거 잘 알긴 하는데, 그렇게 잘났으면 본인이 지원하던가, 난 No 관심인데 왜 그딴 말을 들어야 할까? 게다가 본인이 지원하게되는 기업의 최종결정자도 아니면서, 미리 나의 경력을 가지고 어쩌니 저쩌니 하는 비매너를 볼 때면 욕을 한바탕 하고 싶다.
시장의 수 많은 헤드헌터 중에 훌륭하신 분들도 있을것이고
뭐 헤드헌터 지원을 통해 좋은 포지션으로 옮겨 큰 전환점을 맛본 이들도 있겠지만
결국 헤드헌터는 그들의 소명을 다하는 것 일 뿐
아마도 성공적이었다면
결정적 요인은 바로 당신 99% 지원자의 자질이었다고 말해주고 싶다.
사실 중간 중간 이직을 할때마다
헤드헌터에게 수많은 이메일과 전화로 제안을 받았었다.
내가 제안 받을 것을 희망했기에 연락처를 오픈했던 것이라
오는 연락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
정말 중요한 건
이들 스스로 포지션 제안을 주면서 업무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.
각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JD를 써서 보내준다고 해도
솔직히 헤드헌터도 모든 일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
모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
하지만....
지원자의 커리어와 전혀 쌩뚱 맞은 분야의 포지션을 제안하지 않나
(개발자라고 뭐든 다 개발하냐? 금융권이라도 파트와 부서가 다양한데
전혀 다른 부서의 일을 들이대지 않나. 이런 부류는 아니라고 정정해주면 오히려 더 당당하다.)
아... 할말 하않의 순간들 ㅋㅋㅋ
지난번엔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
"저 이사님 제 이력서상에도 나와있다시피
마케팅이더라도 소셜, IMC쪽은 담당하지 않았는데요?"
"그래요?? (잠시 당황...) 뭐 근데 결정은 그 회사에서 하는 거니깐...
그냥 써봐도 믿져야 본전이니 나쁠 것 없지 않나요?"
이런 X 같은 무책임한 말이 다 어딨단 말인가?
그럼 어디 니 이력서 좀 줘봐라. 내 지인들에게 쫙 한번 돌려보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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벌써 몇 년 전 일이지만
어느 한 헤드헌터 덕택에 2개월만에 회사를 뛰어나왔던 기억이 스친다.
물론 이직의 최종 결정을 한 것은 나였지만
아무리 스타트업의 전략기획이라도
사업기획+브랜딩+프로젝션+인사+재무+IR을 모조리 묶어서
한 패키지로 다 해야 한다는 것이 진정한 나의 JD였음을
입사하고 한 달 후 쯤에서야 깨달았던 것이다.
인간적으로 재무회계까지는 좀 심한거 아니냐
업무롤이 다 다르지 않느냐
따지다가 결국 퇴사했지만
(결국 그 스타트업은 펀딩 실패했다며 2년도 안되 직원들 대거 자르더니
지금은 뭐.. ㅋㅋ 대기업 뒷배 믿고 까불더니 결국엔 대표까지 자취를 감췄던데?)
철딱서니 없던 헤드헌터는
내 연봉계약에 몇 프로 수당을 받고 기분이 한껏 좋았었는지
상황파악도 못하고 나에게 이마트 상품권을 쏘더라
당시 이 여자를 어떻게 처리할까 심각하게 고민중이었는데 말이다.
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.
본인이 나의 경력 베이스와 동일한 업권에서 20년 넘게 근무했었고
글로벌 뭐 기업에서 임원, 어디에서 임원..
신들린 랩퍼처럼 본인의 이력을 줄줄이 읊어대더니 (어쩌라고?)
얼씨구? 나의 전 직장 사장과도 대학동기라더라. 와....
그럼 내가 정말 반가워라도 할 줄 안건가?
그러면서 나의 이력서를 잔뜩 평가해대며
좀 아까운데... 원래대로였다면 얼마를 더 받았어야 하는 거였네 하며
긁어대더니 결국은
본인 커리어 자랑이 목적인지 (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지원하시지...)
대단한 꼰대의 진수를 보여주더라.
어디 주변에 남는 걸레나 양말없나? 입에 좀 물리게...
헤드헌터, 인사담당자
이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상대로 신임을 얻고 수행해야 하는 직업이다.
자질이 없는 사람들은
남의 정보를 오픈 할, 그리고 중계 할, 평가 할 권리도 모두 없다고 생각한다.
단지 포지션을 의뢰하는 기업만 갑이라고 생각하고
시장에 많은 지원자들은 널리고 깔렸다며 을이라고 판단하는
몰지각한 헤드헌터들을 볼때면 정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.
그냥 오늘의 한 마디.
이들에게 넘어가지 마세요.
그냥 당신의 능력을 믿고, 기회를 찾으라고 전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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